[이슈리포트] 비트코인 1만 달러 시대, 결국 '여기'에 달렸다

비트코인/가상화폐 정보 2018. 11. 25. 00:01

[이슈리포트] 비트코인 1만 달러 시대, 결국 '여기'에 달렸다



2017년 12월 한때 2만 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이 최근 BCH 하드포크, 미국 SEC 규제 등 여파로 4,000달러 초반까지 급락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총은 23일 10시 40분 1,388억 달러를 기록, 작년 9월 27일 이래 처음으로 1,400억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롤러코스터 같은 가격 추세와는 달리 '금융 수단'으로서 암호화폐는 꽤 일관되고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햄버거 가게, 쇼핑몰이 속속 출현했고 몰타 발레타시에서는 한 건물 소유주가 BTC를 월세 수단으로 채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달 초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인기 TV 교양 예능 '렛미인'의 리젠(REGEN)메이컬 그룹이 암호화폐 결제 수단 도입 계획을 밝혔다. 


최근 비트코인, 리플 등 암호화폐는 단순 결제뿐만이 아니라 은행 및 금융 전반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모양새다. 암호화폐를 활용하면 송금, 청산·결제 비용을 줄이고 처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자금 조달 관련 국가별 규제 리스크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기능만 놓고 보면 전통 수단보다 훨씬 편리하다는 평가다.


◆ 송금, 청산·결제 서비스, 비용 절감 효과 뚜렷


#미국 LA에서 근무 중인 K씨. 런던 거주 중인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송금하는데 기본 25달러의 수수료와 함께 엑스트라 7%의 수수료를 냈다. 심지어 송금한 돈은 1주일 후에나 수령이 가능하다고 한다.


국가 간 송금 비효율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하지만 이를 개선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국가 간 송금 서비스는 금융 업계 독점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은행의 주요 고수익 업무이기 때문이다. 중국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바비터(巴比特)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지급 매출 중 국가 간 송금 비중은 40% 이상이다. 국제 송금 평균 건당 수수료 비율도 7.68%에 달한다.



암호화폐를 활용하면 보안성이 높은 국가 간 저비용 P2P 거래가 가능해진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독립적으로 발행된 암호화폐가 세계 각국에서 사용되려면 '국가'만큼의 거래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 


블록체인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준다. 블록체인은 모든 참여자와 거래 명세를 공유,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시스템을 지원한다. 증명 알고리즘을 통해 거래 명세 조작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므로 신뢰성도 높다.


실제 비트코인으로 활용하면 최소 30분 내 송금 거래를 완료할 수 있다. 일부 조건에 따라 최장 16시간까지 소요될 수도 있지만, 기존 은행 간 송금 업무가 평균 3일 정도를 소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선 잠재력이 높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특히 금융 서비스 수준이 낮은 개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수용되고 있다. 실제 2013년 탄생한 아프리카 금융 스타트업 비트페사(BitPesa)는 케냐,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 지역 내 암호화폐를 이용한 기업간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트페사 측에 따르면 월평균 송금 거래 규모는 1,000만 달러(약 113억 원)에 달한다.


수수료 절감 효과도 뛰어나다. 비트페사의 거래 수수료는 3% 대로 케냐의 해외 송금 수수료 9% 대에 비해 낮다. 



청산·결제 측면에서 암호화폐 활용 잠재력은 더욱 주목받는다. 중국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바비터(巴比特)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 기관이 청산·결제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최저 200억 달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코인이 바로 리플(XRP)이다. 리플은 단순 투자 수단이 아닌 거래 네트워크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달 초에는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가 블룸버그 TV를 통해 "리플은 스위프트(SWIFT)와 파트너십을 맺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목표는 스위프트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국제 결제 시스템 네트워크로, 수십 년간 은행의 해외 송금 업무를 지원해 왔다.


스위프트가 '일방향'이라면 리플은 '쌍방향' 소통 시스템이다. 실제 스위프트 시스템에서는 거래 정보가 일방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모든 거래 참여자의 확인 절차가 끝난 후에야 결제가 진행된다. 이 때문에 높은 수수료가 발생하고 처리 시간도 3일 이상이 걸린다. 



반면 리플은 쌍방향 거래 정보 교환 프로토콜을 제공, 빠르고 효율적인 트랜잭션 서비스를 실현한다. 주요 결제 수단으로는 엑스커런트(xCurrent), 엑스레피드(xRapid) 등이 있다. 엑스커런트가 스위프트(SWIFT)를 비롯한 기존 금융 시스템보다 빠르고 저렴한 지급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엑스레피드는 국가 간 실시간 결제를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비용도 기존 방식 대비 최소 40%에서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리플의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네트워크 리플넷(RippleNet)은 현재 6개 대륙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2017년 한 해 동안 총 20억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송금 및 지급 업체, 금융 기관 등 글로벌 참여 금융 기관만 100여 개다. 주요 참여사로는 미국 10대 은행 PNC 뱅크, 사우디아라비아 내셔널 커머셜뱅크오브사우디아라비아(National Commercial Bank of Saudi Arabia), 영국에 기반을 둔 기업 부문 외환 서비스 제공업체 머니네틴트(Moneynetint) 등이 있다. 


◆ 블록체인 기반 자금 조달 수단 각광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로 정책 리스크가 커지긴 했지만, 암호화폐 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 등 블록체인 기반 자금 조달 수단도 꾸준히 투자자 관심을 받고 있다.


과거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주식 회사를 설립하고 재무·회계 감사 진행, 법률 의견서 작성, 주식 가격 책정 및 주식 발행 등 일련의 절차를 밟아야 했다. 신생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하는데 평균 10년이 걸린다는 수치도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면 자금 조달이 쉬워진다. 별도의 융자 플랫폼이나 일정 규모 이상 투자자 모색이 필요 없고, 따로 협상할 필요도 없다.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만 있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전문가는 "기업 상장 시간을 10년에서 10분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은 기업 유동성을 50만 배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유수 벤처사의 ICO 투자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을 비롯해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Union Square Ventures) 등이 이미 ICO 투자 본격화를 선포한 상태다. 


초기까지만 해도 ICO는 신생 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프로젝트 신뢰성이 지적됐지만 전통 첨단 IT 기업 참여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보안 메신저로 유명한 텔레그램(Telegram)이 ICO를 통해 올해에만 20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ICO가 부상하면서 전통 자금 조달 수단 IPO 시장은 상대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다. 중국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바비터(巴比特)에 따르면 전 세계 IPO 규모는 1996년 7,322건에서 2017년 3,671건으로 절반가량이 줄었다. 글로벌 주요 'IPO 대국' 미국만 놓고 봐도 IPO 자금 조달액이 2014년 744억 달러에서 2016년 185억 달러로 2년 만에 4분의 1로 줄었다.


반면 전 세계 ICO 누적 조달액은 2015년 말 4,000만 달러(약 450억 원)에서 지난해 연말 57억 달러(약 6조 4,500억 원)로 약 140배가 증가했다. 올해에도 전 세계 ICO 자금 조달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 139억 달러(약 15조 8,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록펠러 가문이 운영하는 벤처캐피털 벤록(Venrock) 협력 파트너 데이비드 팩맨(David Pakman)은 "암호화폐 시장이 벤처 투자 산업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공정하고 광범위한 자금 조달 수단이 주목 받으면서 전통 자금 조달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출처:코인니스>

https://kr.coinness.com/articles/1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