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포트] '날개 없는 추락' 비트코인은 정말 투자 가치가 있는 것일까? 下



'BTC 장중 2만 달러(2017년 12월)', '4년간 약 20,000% 급등(2017년 기준)', '시총 8,200억 달러 육박(2017년 말)'


지난 10년간 비트코인은 경이로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전 세계 많은 투자자가 이 같은 수치를 보고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수치는 수치에 불과했다. 2018년 들어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약 1만 3,000 달러(-78%)가 하락했다. 지난 한 달간 가격 하락 폭은 36.57%, 같은 기간 시가총액 850억 달러가 거짓말처럼 증발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롤러코스터 식 가격 흐름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에 따른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모색하지 않고 단순히 투자 수익의 수단으로만 바라본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한다. 


실제 2008년 사토시가 백서를 통해 비트코인을 소개할 때 비트코인은 '개인과 개인'이 '탈중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배분과 공유'를 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였다. 당시 사토시의 비트코인은 기존 중앙화된 기득권 사회에 대한 저항 정신, 누구나 공정·공평하게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가치를 담은 일종의 사상이었다.



엄밀히 말해 지난 10년간 비트코인은 이와 같은 '내재 가치'를 바탕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탈중앙화'라는 다소 현실과 거리가 있는 듯한 단어는 기존 화폐나 사회 전반 시스템을 즉시 대체할 만큼 강력하지 못했다. 


하지만 10년간의 '시행착오'는 역설적으로 비트코인 내재 가치 구현에 따른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부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 '탈중앙화'를 사회 모든 구성원이 수용하는 날이 온다면, 더 나아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단순 '화폐'와 '기술'의 개념을 넘어 '사회적 유기체'로 퍼질 수 있다면 비트코인의 진정한 보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 산업적 측면에서 비트코인의 '진정한 보급'은 더디지만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비트코인 관련 산업은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으로 광범위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었고,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출현 및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결제 및 가치 저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 비트코인, 10년 간의 '흥망성쇠'


지난 10년간 비트코인은 주요국 상황, 혹은 정책 변화에 따라 시세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실제 블록체인 미디어 '99비트코인스'에 따르면 2013년 키프로스 공화국 위기, 2013년 9월 미국 셧다운 위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으며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이나 업계 주요 인사 비관적 발언 이후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거나 심하게 요동쳤다. 


2009년 1월 비트코인 탄생 이후 2010년부터 1년여간 비트코인은 상승장을 이어갔다. 2011년 2월 비트코인 가격이 처음으로 달러와 같은 수준(1BTC=1달러)까지 상승하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투자 가치에 본격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타임스' 등 메이저 미디어도 연일 비트코인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부추겼다. 2011년 6월 8일 비트코인 가격은 32달러를 기록, 탄생 3년 여만에 '1만 600배 상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비트코인 최초 가격은 0.003달러 수준이다.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비트코인은 2011년 마운트곡스 해킹 사건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비트코인 1세대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는 2010년 출범과 동시에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 80%를 차지하는 대형 거래소로 부상했다. 하지만 2011년 해킹으로 인한 지갑 프라이빗키 도난 사건이 발생, 카펠리스 마운트곡스 CEO이 해킹 원인으로 블록체인에 기술적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투자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아침에 10달러 부근까지 하락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2달러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2013년 비트코인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2013년 4월 키프로스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로 야기된 유로존 경제 위기 우려가 비트코인에 대한 상대적 관심을 고조시킨 것. 키프로스는 인구 80만 명의 작은 섬나라에 불과하지만, 유럽 각국 이익 관계가 얽혀 있으며 지정학, 자원 등과 결합하면 해당 영향력은 무시 못 할 수준으로 커진다. 


유로존 위기 회피 자금은 신흥 투자 자산으로 주목받던 비트코인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전 세계 투자자가 비트코인 시장으로 달려들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30달러 선에서 단숨에 260달러 선으로 급등했다.

그러던 중 또 하나의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했다. 사실상 비트코인 성장을 견인해 온 다크웹 '실크로드'가 2013년 10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폐쇄한 것이다. 다크웹이란 일반 검색 엔진으로는 찾을 수 없는 심층 웹으로, 마약, 무기, 해킹 프로그램, 포르노 등을 익명으로 거래할 수 있어 각종 사이버 범죄가 발생하는 범죄 진원지로 인식된다. 당시 FBI가 추산한 실크로드의 설립 이후 2년간 거래량은 950만 BTC로, 당시 비트코인 총거래량의 80%에 육박했다. 


실크로드의 충격이 상당했지만, 유럽 일부 국가가 비트코인 관련 우호적인 정책을 내놓으면서 비트코인은 금세 회복세를 찾았다. 2013년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은 1,2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당시 황금 온스 당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2013년 12월에는 비트코인 시장에서 주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중국이 규제 고삐를 조이고 나서면서 비트코인 상승세가 다시 한번 꺾였다. 당시 인민은행(人民银行)은 금융 기관의 비트코인 사용 금지령을 내렸고 해당 정책 발표 후 비트코인은 60% 이상이 폭락했다.


이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비트코인은 꽤 긴 침체 터널에서 허덕여야 했다. 특히 2014년 2월 28일 마운트곡스 해킹 사건은 치명타였다. 2011년 이미 한 차례 해킹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마운트 곡스는 이번에도 해킹으로 85만 개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 해킹 소식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80% 이상이 폭락했고 2016년 7월에는 가격이 200달러 수준까지 주저앉으며 한때 '1,000달러 돌파'를 무색하게 했다. 

2016년부터 비트코인은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당시 비트코인 자체적으로나 외부적으로 호재가 많았다. 


우선 두 번째로 찾아온 비트코인 반감기(비트코인 1개 블록 생성 시 획득 수익이 절반으로 감소)가 공급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전망을 고조시켰다. 비트코인은 2012년 첫 반감기 이후 4년마다 주기적으로 반감기를 겪고 있다.


영국 브렉시트 위기, 미국 대선 등 외부적 요인도 비트코인에 대한 대체 투자 수요를 확대했다. 아시아 투자자가 글로벌 비트코인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주요국 경제 회복세에 따른 투자 수요 확대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비트코인은 2016년 12월 1,000달러를 재차 돌파한 데 이어 2017년 5월 2,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같은 해 9월 4일 중국이 암호화폐 관련 대대적 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됐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을 비롯한 전 세계 비트코인 투자 수요는 여전했다. 


2017년 12월 18일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인 18,674달러를 기록했다. 당해 연말 비트코인은 '장중 한때 2만 달러', '4년 전 대비 20,000% 급등', '시총 8,200억 달러 돌파' 등 여러 진기록을 쏟아냈다. 2017년 비트코인 연간 가격 상승 폭은 1,700%에 달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지난해 사상 최고가 기록 이후 최근까지 지루한 침체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1월 7일 비트코인은 한때 1만 6,448달러까지 상승, 단기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BCH 하드포크, 미국 SEC 규제 등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은 심리적 지지선 5,000 달러(11월 19일), 4,000 달러(11월 24일)를 차례로 무너뜨렸다. 5일 14시 40분 비트파이넥스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41% 하락한 3,925.9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 비트코인 관련 산업 '우후죽순'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고조되면서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했다. 채굴, 거래소, 지갑·ATM, 블록체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채굴은 비트코인 블록 생성을 위한 핵심 분야로서 단기간 내 비트코인 관련 핵심 산업으로 부상했다.


비트코인은 결국 '누가 더 많은 해시파워를 점유하는가'하는 절대적 작업량에 따라 코인이 채굴되기 때문에 자금력을 갖춘 기업에 유리하다. 이에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계 대형 기업이 업계 잇달아 진출, 시장 독과점 구도를 형성했고 채굴 시장은 단숨에 '고(高)투자 고(高)수익'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롄더더(链得得)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4대 채굴기 업체는 비트메인(比特大陆, Bitmain), 가나안 크리에이티브(嘉楠耘智, Canaan), 이방글로벌(億邦國際), 선전비터웨이뎬쯔(深圳比特微电子, MicroBT)로 세계 시장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채굴 참여자가 늘고 경쟁에 따른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채굴풀'이라는 새로운 채굴 수단이 등장했다. 


채굴풀은 대규모 채굴용 컴퓨터 등 자원을 결합, 전체 그룹의 블록 채굴 가능성을 높인다. 블록 보상은 그룹에 기여하는 작업 처리 권한에 따라 모든 구성원이 나눠 가진다. 높은 전력 및 시간 비용 부담이 큰 개인 투자자에게 선호된다. 


BTC.com에 따르면 10월 19일 기준 글로벌 채굴풀 시장은 F2풀(F2Pool, 13.0%), 비트메인 산하 앤트풀(11.9%), 비트코인 길드(BTC.Guild, 10.0%), 슬러시풀(SlushPool, 8.1%), GHash.IO(7.0%), BTCC(5.5%) 등이 장악하고 있다. 

대형 거래소도 잇달아 생겨났다. 거래소를 통한 비트코인 유통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비트코인 보유자가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을 직접 매매하거나 비트코인 채굴풀이 거래소를 통해 채굴 비트코인을 이용자에게 매도 혹은 매수하는 방식이다. 12월 5일 코인마켓캡 기준 유통 암호화폐 수는 2,067개, 시총 규모는 1,259억 5,326만 4,103달러로 비트코인 비중은 53.9%다. 

<코인마켓캡>

비트코인 거래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트코인 지갑 등 다운스트림 산업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비트코인 지갑이란 비트코인을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일종의 프로그램으로, 비트코인 주소, 공개키, 개인키로 구성된다. 종류별로 보면 하드웨어 지갑, 웹 기반 PC용 지갑, 모바일 지갑 등이 있다. 



비트코인 ATM 기기 업체 출현도 주목된다. 네트워크 기반 비트코인 ATM기기는 현금을 비트코인을 즉시 환전해준다. 2013년 10월 29일 캐나다 벤쿠버에서 첫 비트코인 ATM기기 등장한 이래 2014년 3월 8일 서울, 3월 15일 홍콩, 4월 15일 상하이에 비트코인 ATM 기기가 잇달아 설치됐다. 

비트코인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연관 산업에서도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유력 암호화폐 미디어 롄더더(链得得)에 따르면 2018년 7월 기준 전 세계 블록체인 관련 기업 수는 1,242개로, 국적별로는 미국, 중국, 영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미국과 영국은 블록체인 분야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CB Insights에 따르면 2012년 이래 미국 블록체인 스타트업 자금 조달 규모는 총 270건을 기록했다. 자금 조달액은 10억 달러 규모로, 글로벌 블록체인 자금 조달의 55%를 차지했다. 영국과 싱가포르가 6%, 3%로 뒤를 이었으며 아시아 주요국 중국, 일본, 한국이 2%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편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자동화 시스템' 등 특징을 바탕으로 금융, SNS, 엔터테인먼트, 게임, 사물인터넷(IoT), 물류, 공익, 의료 등 분야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들 8대 분야 블록체인 프로젝트 비중은 전체 90% 이상을 차지했으며, 특히 금융 비중은 50% 이상에 달했다.


<출처:코인니스>

https://kr.coinness.com/articles/12332

<사진 1,2=바이두>